[동네사람들] "한번 해보죠, 뭐!" 해바라기님의 복날잔치 준비이야기

(글쓴이 : 강수민 사회복지사)

묻고 더블로! 가!

본명보다는 '해바라기'라는 예명을 사용하고 싶다고 하셨습니다.

행운을 가져다 주는 좋은 의미가 있다고 합니다.

해바라기님께 늘 행운이 가득하길 바라며, 복날 잔치 준비이야기 시작합니다. 


해바라기(예명)님과 지난 6월 처음 만났습니다. 마곡M밸리는 모두 이사한지 얼마 지나지 않은 이웃입니다.

서로 서먹합니다. 누가 어디 사는지, 어느 가정이 살고 있는지도 모릅니다.

동네사람들잔치로 아는 이웃이 조금씩 생기고 서로 알고 인사하고 지낼 수 있기를 바랐습니다.

 

동네사람들을 처음 생각할 때 해바라기님이 떠올랐습니다.

새로운 터전인 이 동네에서 아는 이웃들이 생기고, 서로 인사하고, 정 나누길 바라는 마음이었습니다.

 

해바라기님께 제안했습니다.

 

저희가 소소하게 잔치를 복날에 해보려고해요. 음식을 어머님이랑 자녀분 먹을 것 만들면서

조금 더 만들어서 그걸 이웃분들에게 나누고 인사하고 서로 '이웃으로 누가 있구나' 알 수 있는 잔치예요.

제가 재료준비는 할 수 있는데, 요리할 줄을 몰라서요. 어머님이 도와주실 수 있으실까요?”

“그런게 있군요. 그냥 만들어서 나눠 먹는건가요? 누구한테 나눠요?”

이웃분들에게요! 드리고 싶은 이웃이나, 앞집 옆집 이웃이요. 이사 온 지 얼마 되지 않아서 서로 서먹하니 음식 나누며 인사드리면 알고 지내는 이웃이 되지 않을까 싶어요!”

주고 싶은, 감사 인사 전하고 싶은 이웃은 있는데

옆집이나 앞집 이웃은 다 같이 이사 온 입장인데 저만 먼저 뭘 하기가 부담되네요.”

 

해바라기님이 음식을 만들어 나누고자 하는 마음은 있으시지만,

앞집, 옆집, 아랫집, 윗집에 음식을 나누며 먼저 인사하는 것이 부담스러우시다고 하셨습니다.

다른 이웃에게 나누더라도 동·호수는 밝히고 싶지 않다고 하셨습니다.

 

지난 과거에 안 좋은 이웃을 만났던 이야기를 해주셨습니다.

해바라기님은 선한 마음으로 음식을 나누고자 주변 이웃에게 먼저 다가가셨습니다.

그러나 돌아온 반응은 다른 물품을 더 얻고자 하는 등 괴롭힘이 있었습니다.

때문에, 먼저 이웃에게 다가가기를 선뜻 나서지 못하겠다고 하셨습니다.

 

충분히 공감합니다. 해바라기님 마음을 이해합니다.

잔치가 해바라기님이 원하시는 방향으로 갈 수 있도록 의논했습니다.

해바라기님이 평소 공감·이해하시는 이웃에게 나누고 인사하는 것은 어떨까 싶었습니다.

 

그러면 어머님과 같이 아이를 키우시는 분들에게 나눠드리는 건 어떨까요?

어머님의 복날요리가 힘이 될 것 같은 분들이요. 제가 아는 두 분의 어머님이 계세요.”

그게 좋겠어요. 복날음식 먹고 힘나면 좋겠네요. 독거어르신도 드리나요?”

 

주변에 같이 아이를 키우는, 공감대가 있는 분들에게 음식을 나누실 생각에 흥미를 느끼시며

한번 해 볼만하겠다 하셨습니다.

이 잔치가 다른 엄마들과 연결되는 고리이길 바랐습니다.

 

사람은 누구에게나 약자를 돕고자 하는 마음도 있습니다. 해바라기님이 독거 어르신도 드리냐는

마지막 질문에서 그 마음이 느껴졌습니다.

하지만, 삼계탕 10분 이상은 조금 힘들 것 같습니다. 닭 한 마리를 큰 닭으로 사서 삼계죽을 만들어

혼자 사시는 중년 남성분이나 어르신께 드리기로 했습니다.

 

장 보는 날짜와 잔칫날도 정했습니다. 장 볼 때 사야 할 물건도 검색하지 않고 막힘없이 읊어주셨습니다.

 

10마리, 찹쌀은 2KG이면 충분할거예요.

약초는 닭 파는 곳에서 사고, 대추, 생강, 마늘, 양파, 대파. 이 정도면 될 거예요. 장 보는 날 더 보죠.”

 

9일 월요일에 장 봐다가 찹쌀 불려놓고, 재료 손질도 미리 해놓기로 했습니다.

해바라기님이 생각하시고 이끌어주시는 계획이 설렜습니다. 잘 돕고 싶습니다.

해바라기님이 이웃을 생각하며 만든 삼계탕, 이웃과 나누어 먹는, 새롭고 즐거운 추억이 되길 바랍니다.

 

한번 해보죠, 뭐! 한번 해봐요.”

 

해바라기님이 말씀하셨습니다.

이전에 삼계탕 만드시며 실패했던 경험을 말씀하시며 이번엔 안 그래야겠다고도 하셨습니다.

해바라기님의 경험이 묻어진 삼계탕 레시피, 즐겁고 기쁜 잔치가 될 수 있길 바랍니다.

이 잔치가 같은 공감대를 가진 다른 이웃과 연결되는 고리이길 바랍니다.

 

댓글(4)

  • 정민영
    2021.08.11 16:32

    수민 선생님이 해바라기님께 잘 묻고 의논하고 부탁한 덕분에 해바라기 님이 용기를 얻어 잔치를 준비하실 수 있었네요.
    과거 안 좋았던 기억이 잊혀질 만큼 해바라기 님에게 좋은 기억으로 남을 복날 잔치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이번 동네사람들 복날잔치가 해바라기 님이 이웃들과 인사하고 조금씩 정을 나누는 씨앗이 되기를 바랍니다.

  • 김상진
    2021.08.12 14:06

    이웃과 함께 나눌 준비를 하면서 이것저거 준비하시는 모습이 상상이 되네요.
    이번 나눔에는 좋은 추억이 생기기를 바랍니다.

  • 김은희
    2021.08.18 15:11

    복날잔치 해보겠다고 맘먹기 쉽지 않으셨을텐데,
    수민선생님이 가능한 만큼 하시도록
    부탁드리니 해 볼 마음을 내셨네요.
    복날음식 해드시기 어려운 분들과 함께
    나누셨으면 하는 해바라기님의 바램도 느껴져요.
    이야기 나누니 계획이 절로 세워지고, 이야기에서도 입맛이 다셔지네요.

  • 손혜진
    2021.08.20 11:00

    복날 닭죽 잔치 잘 진행되었나요?
    수민 선생님이 제안한 덕분에 동네 잔치가 열렸네요.

    사회복지사를 돕고, 이웃과 정을 나누고, 아이 키우는 엄마들에게 힘이 되길 바라는
    좋은 마음으로 참여해주신 것 같아요. 해바라기님 고맙습니다.

    이사온 지 얼마 안 된 상황에서 이웃들과 인사하고 나누고는 싶지만
    소박하게 이루고 싶어하시는 해바라기 님 마음이 느껴져요.
    그 마음 뭔지 알 것 같아요.
    소박하게, 해바라기 님 관계에서 나눌 분들을 떠올리니 한결 부담을 내려놓으셨어요.
    닭죽 어떻게 완성되었는지, 이웃과 어떤 이야기 오갔는지 궁금해요~